75세 조용필, 2025 추석 '가왕'의 귀환..시대 초월한 '살아있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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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조용필, 2025 추석 '가왕'의 귀환..시대 초월한 '살아있는 역사'

Jihyun Oh · 2025년 10월 8일 22:07

2025년 추석 밤, KBS 대기획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는 단순한 컴백 무대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 조용필이라는 거대한 서사가 시대를 관통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선언’이었다.

공연의 포문은 1979년 히트곡 ‘단발머리’로 열렸다. 펑키한 베이스라인과 명료한 드럼 비트 위로 펼쳐지는 조용필의 보컬은 4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심장을 뛰게 했다. 이는 그의 음악이 당대 얼마나 혁신적이고 세련됐는지를 재확인시키는 순간이었다.

‘허공’, ‘그 겨울의 찻집’에서는 현악 세션을 전면에 내세운 웅장한 편곡과 절절한 감정선이 돋보였다. 거친 록 사운드부터 가요의 애틋함, 디스코의 리듬감까지, 장르를 넘나들었던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무대 위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객석에는 그의 음악에 열광했던 중장년층 팬들이 눈을 감고 그의 노래를 음미했다.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만들어낸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 넘치던 아날로그 사운드의 질감은 그들의 청춘 그 자체였다. 조용필의 노래는 그들을 가장 빛나던 시절로 데려가는 완벽한 타임머신이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세대 통합이었다. 부모님 플레이리스트에만 있을 법한 노래를 20대 자녀가 함께 따라 부르는 모습은 조용필의 음악이 가진 구조적 견고함 덕분이다. 그의 히트곡들은 서양 팝·록 문법을 한국적 정서와 완벽하게 결합한 결과물이다.

시대를 타지 않는 멜로디 라인과 탄탄한 코드 진행은 동시대 어떤 음악과 견주어도 촌스럽지 않다. 여기에 일흔다섯의 나이에도 흐트러짐 없는 프로페셔널리즘과 무대 장악력이 더해져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음악’으로 다가갔다.

결국 2025년 가을밤의 무대는 조용필이 왜 여전히 ‘가왕’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었다. 그는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사운드로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을 재해석하며, 세대와 시대를 잇는 거대한 다리가 되었다. 제목은 몰라도 모두가 아는 노래, 그 선율에 깃든 각자의 서사가 한데 모여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잊지 못할 음악적 순간을 영원히 아로새겼다.

네티즌들은 '역시 가왕은 조용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부모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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