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감독, '화 안 내는' 리더십의 비밀은?…이병헌X이영애 증언
SBS 다큐멘터리 'NEW OLD BOY 박찬욱' 1부가 지난 8일 베일을 벗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특별한 리더십과 그가 화를 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병헌, 이영애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증언을 통해 깊이 있게 다뤘다. 첫 방송은 최고 시청률 2%, 2049 시청률 1%(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한때 연이은 흥행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무명 시절을 보냈다. 광고 카피라이터, 영화 평론가, 비디오 가게 운영 등 다양한 경험 속에서도 시나리오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깡'과 '지구력'이 오늘날 거장의 초석이 되었다는 평가다. 이무영 감독은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지구력이 박찬욱 감독을 이 자리로 이끈 원동력"이라고 평했다.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공동경비구역 JSA'는 당시 파격적인 서사 방식과 한국 영화 최초 풀스토리보드 도입으로 시대를 앞서갔다. 제작사의 권유로 풀스토리보드를 도입했지만, 이 경험을 통해 박 감독은 "영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밝혔다.
'JSA' 성공 이후 그는 '복수는 나의 것'을 선보였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결국은 내 기준에 맞는 영화를 만들었는가가 제일 중요하다"며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예술적 완성도를 추구하는 소신을 밝혔다. 이러한 고집은 '올드보이' 제작 당시에도 파격적인 소재로 인해 제작 무산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명작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병헌은 박 감독을 "선비"로, 이영애는 "영화계의 신사"로 칭찬했으며, 최민식은 박 감독이 난처한 상황에서 "어떡하니"라고 말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박정민은 "굉장히 이상적인 리더십"이라며 경의를 표했고, 탕웨이는 "감독님이 다음에 언제 붕괴될지 궁금하다"는 유쾌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감독이 화를 내지 않는 이유는 데뷔 초, 조명 감독의 조언 때문이었다. 당시 임재영 조명 감독은 "감독이 화를 내면 스태프들이 감독에 대한 존경을 잃는다"는 말을 했고, 박 감독은 이를 깊이 새겨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리더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자기 실력을 발휘하고 싶을까?"라며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보여줬다.
그의 창작 철학은 "남의 영화와 달라야 하고, 내 영화와도 달라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에 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신작 '어쩔 수가 없다'로 9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NEW OLD BOY 박찬욱' 2부에서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감독의 길을 망설였던 '찬욱 씨'가 어떻게 세계적인 거장이 되었는지, 그의 심연을 파고드는 이야기가 9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박찬욱 감독 리더십 정말 대단하다', '화 안 내는 이유가 정말 명언이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