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적 '누명' 벗은 김건모, 6년 만에 '국민 가수' 자리 되찾을까
1992년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로 데뷔한 김건모는 당시 주류였던 발라드와 댄스 그룹과는 다른 파격적인 등장으로 주목받았다. 독특한 미성과 폭발적인 가창력, 탁월한 리듬감은 그를 단숨에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만들었다. 2집 '핑계'로 레게 열풍을 일으키며 28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렸고, 3집 '잘못된 만남'은 3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다.
90년대는 김건모의 시대였다. '아름다운 구속', '사랑이 떠나가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김건모'라는 하나의 장르를 구축했고, 연말 시상식 대상을 휩쓸며 전 세대의 애창곡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몇 년 전, 한 여성의 성폭행 혐의 제기로 인해 그의 빛나던 이력은 멈춰 섰다. 길고 혼란스러운 법적 다툼 끝에 2021년 11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법적으로는 '혐의 없음'이었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 남은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의 음악은 방송에서 사라졌고, 대중은 그의 노래를 부르기 망설였다.
현재 유튜브에는 그의 90년대 무대 영상이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댓글창에는 "100년에 한 번 나올 가수", "대체불가", "죄 없이 묻힌 가수의 음악이 너무 그립다", "제발 다시 나와주세요" 등 그의 복귀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넘쳐난다. 이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넘어 독보적인 아티스트의 부재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보여준다.
김건모는 지난 9월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 법적으로 '누명'을 벗은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혐의'의 그늘 속에 갇혀 있다면 이제는 그 낙인을 거둬야 할 때이다. 그의 음악은 죄가 없으며, 우리의 90년대를 위로하고 열광시켰던 그의 명곡들을 편견 없이 다시 들어야 할 시간이다. 전국 투어를 시작으로 그의 천재적인 음악과 유쾌한 입담이 다시 TV와 각종 매체에서 활발하게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건모는 9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재개하며 팬들과 만나고 있다. 공연 제작사 측은 "무대를 떠나 있었지만 음악만큼은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며 김건모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전했다. 더불어 그의 방송 복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으며,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등에서 보여줬던 활약상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