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만의 귀환, 김건모의 '능청' 예능감 폭발…‘핑계’ 대신 ‘웃음’으로 추위 녹였다
지난 1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김건모의 콘서트는 시작부터 특별했다. 히트곡 ‘핑계’로 포문을 열었지만, 공연장에는 다소 차가운 공기가 감돌았다. 김건모는 이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푹 쉬다가 1년 더 쉬고 나타난 김건모입니다.”
그의 재치 있는 소개에 관객들은 폭소와 환호로 화답했고, 본격적인 그의 쇼가 시작됐다. 김건모는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멘트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앞에 부른 곡이 정말 신나는 곡이었는데, 한 분도 일어나지 않고 질서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신나는 곡 많은데, 앉아서 발만 구르다 갔으면 좋겠어요”라며 익살을 떨었다.
이어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그는 “6년 동안 공백이 있었다 보니까 선물이 정말 기대가 돼요”라며 계단 쪽에 선물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다. 한 팬이 두툼한 꽃다발을 선물하자, 김건모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꽃”이라며 꽃다발 속 숨겨진 선물을 찾기 시작하는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환갑을 앞둔 베테랑의 능청스러움에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단 5분 만에 얼어붙었던 공연장의 공기가 눈 녹듯 녹아내렸다.
김건모는 50대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가창력은 물론, 더욱 날카로워진 입담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그는 “제 팬들이 10대를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혼하고, 재혼하고”라며 꺾어 들어가는 유머로 현장을 장악했다. ‘아름다운 이별’ 전주에 반응이 뜸하자, “예전에는 이 곡 전주만 나와도 3층에서 떨어지고 그랬어요”라며 독창적인 멘트로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석에서 “멋있다”, “잘생겼다”는 외침이 나오자, 김건모는 “보아하니 저보다 어리신 것 같은데, 존댓말을 해주세요. ‘요’자 붙이는 게 어렵나요? ‘잘한다요’라고 하면 되잖아요”라며 재치 있게 받아쳤다. 팬들은 “힘내라요”, “김건모 요!”를 외치며 완벽하게 화답했다.
음악과 유머가 어우러진 화합의 장이었다. 40대 부부를 위한 ‘미안해요’ 개사곡은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감동을 선사했다. 김건모의 진심이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콘서트 후 ‘스포츠서울’ 명함을 받은 김건모는 “신문은 역시 ‘XX일보’죠”라고 말하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6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김건모의 재치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그의 성공적인 복귀를 기대해 본다.
네티즌들은 '역시 김건모', '6년 만에 컴백인데 여전히 재치 넘치네',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고 입담까지 최고'라며 그의 무대 매너와 입담에 극찬을 쏟아냈다. 특히 '김건모 요!'라는 팬들의 외침에 '잘한다요'로 받아치는 센스에 폭소했다는 반응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