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vs 민희진 2차전: 풋옵션 260억 공방, 법정 진실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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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vs 민희진 2차전: 풋옵션 260억 공방, 법정 진실게임 시작

Seungho Yoo · 2025년 9월 11일 22:10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의 260억 원대 풋옵션 행사 효력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2차 변론기일을 맞아 더욱 치열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1부는 11일, 민 대표 측이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과 하이브가 민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주주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을 병행 심리했다.

이날 법정에는 민희진 대표가 직접 출석했으며, 하이브의 최고법무책임자(CLO)인 정진수 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와 양측의 신문을 받았다. 정 부사장은 민 대표와 하이브가 맺은 주주간 계약에 대해 '매우 파격적인 보상'이었다고 증언하며, 이는 회사를 매각하거나 잔여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때 적용되는 수준의 배수라고 설명했다. 또한, 멀티레이블 체제 구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계열사 간 지배구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 포함되었다고 덧붙였다.

정 부사장은 민 대표가 제기한 '노예 계약'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며, 해당 계약이 매우 파격적인 보상을 담고 있었음에도 불공정 계약이라고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민 대표가 계약 재협상 과정에서 풋옵션 행사가를 13배에서 30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며, 대표의 권한 강화, 전속 계약 해지 권한 단독 부여, 외부 용역 계약 단독 체결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30배수 풋옵션 요구에 대해 정 부사장은 매출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풋옵션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민 대표의 요구가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표를 만들려는 의도로 비춰졌으며, 이는 유사한 '템퍼링(tempering)' 사건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의 행동에 하이브가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 정 부사장은 2024년 2월경 사외이사로부터 시작된 제보를 시작으로, 3월경 두나무 의장의 독대 요청 및 여의도 증권가 애널리스트 접촉을 통한 허위 루머 유포 제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뉴진스 부모님 앞으로 발송된 항의 메일 역시 문제 제기보다는 본격적인 문제 야기를 의도한 것으로 보였으며, 아티스트를 흔들어 데리고 나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민 대표가 연말연시 일본 투자자를 접촉하며 투자를 모색했다는 제보와 함께, 당시 뉴진스 전속 계약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일본 법무법인의 의견서를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주주 몰래 투자자를 만나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볼 때 하이브에 이를 숨기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민 대표 측은 정 부사장의 증언에 대해 '거짓말이 너무 많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풋옵션 행사가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풋옵션 효력 및 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재판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민희진은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여 소녀시대, 샤이니, EXO 등 다수의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며 독창적인 비주얼 콘셉트를 선보였다. 2017년에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로 이적하여 레이블 어도어를 설립하고 뉴진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K팝 시장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그녀는 독특한 예술 세계관과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는 스타 프로듀서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