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1주기, 직장 내 괴롭힘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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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요안나 1주기, 직장 내 괴롭힘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 '충격'

Eunji Choi · 2025년 9월 17일 07:34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된 가운데,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는 지난 15일 ‘오요안나 사망 1주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현실,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영상에서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딸의 1주기를 맞아 MBC 사옥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어머니는 딸이 방송을 위해 준비했던 옷과 신발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며, 생활고와 고용 불안 속에서도 방송 일을 놓지 않았던 딸을 회상했습니다.

특히 유족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오요안나가 선배들로부터 “네가 얼마나 잘 났냐”는 폭언을 들었고, 방송사 내 분위기가 “일진 놀이하는 판 같다”는 증언이 담겨 충격을 주었습니다. 오요안나는 어머니에게 “내가 그렇게 최악이냐, 주변 사람들한테 너무 건방지게 구는 거냐. 무조건 내 탓을 하라고 한다”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녹취록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들의 목소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한 선배는 “네가 그렇게 잘났냐? 선배가 네 친구냐. 너 나랑 전화로 말싸움 할래? 네가 나한테 죄송했어야지”라고 몰아붙였고, 다른 선배는 “여긴 질이 안 좋다. 일진 놀이하는 판이야. 장단 잘 맞춰야 살아남는다. 안 그러면 자멸한다”고 방송국 내의 비정상적인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이후에도 오요안나는 더욱 심한 공격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선배들이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냐”, “네까짓 게 1년도 안 된 네가 왜 우리 MBC 대표냐”라며 공개적으로 소리를 질렀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이 비극이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프리랜서 제도의 모순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상캐스터들이 직원처럼 일하면서도 정규직 보장을 받지 못하고 과도한 경쟁과 불안정 속에서 희생되었다는 주장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정규직 채용 형태의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요안나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그녀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은 프리랜서들의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