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런’ 백현진, ‘직장인들2’로 코미디 장르 도전…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
오랜 시간 ‘빌런’ 전문 배우로 각인되었던 백현진이 쿠팡플레이 ‘직장인들2’를 통해 코미디 연기에 도전하며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그는 화면과 무대에서 늘 서늘하고 묵직한 카리스마를 발산해왔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열망으로 코미디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김민 PD의 섭외 제안을 받고, ‘직장인들’ 시즌1의 열렬한 팬으로서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코미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현진은 인터뷰에서 “그동안 빌런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이를 허물어뜨리고 싶었다. 배우로서 희극 연기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는데, 즉흥성과 애드리브가 많은 ‘직장인들2’는 나에게 아주 좋은 실험의 장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차장 역할을 제안받았으나, ‘투 부장 체제’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는 미술, 음악,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즉흥성을 훈련하고 즐겨왔기에, 애드리브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놓았다.
촬영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의 힘은 캐릭터를 변화시켰다. 처음 구상했던 무표정하고 뻔뻔한 꼰대 부장 캐릭터는 현장의 즉흥 연기와 어우러지며 예상치 못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김원훈 주임에게 맞는 장면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우는 장면으로 바뀌었고, 이는 오히려 캐릭터에 인간적인 허점을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백현진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나의 본캐가 많이 드러났고, 제 본성이 그대로 나올 줄 몰랐다. 그냥 희극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에는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더라”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도전은 개인적인 변신을 넘어 작품 전체의 코미디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결국 빌런의 얼굴에서 허술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변모한 백현진은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었던 코미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빌런으로만 보였던 내 얼굴을 조금은 흩트리고, 허술하지만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 선택은 나에게 치열한 실험이자 새로운 시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백현진은 1990년대 한국 인디 록 씬에서 활동하며 음악가로서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멤버로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음악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연기 경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으며, 주로 강렬하고 인상적인 악역으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