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월드 속 '숨겨진 히로인' 염혜란, '어쩔수가없다'로 다시 한번 증명된 여성 서사
박찬욱 감독의 작품 세계는 언제나 강렬한 여성 캐릭터들로 빛났다. 사회적 통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욕망과 열망을 추구하는 이들은 작품의 특별함을 더했다.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이영애), '박쥐'의 태주(김옥빈), '아가씨'의 히데코(김민희)와 숙희(김태리), '헤어질 결심'의 송서래(탕웨이)까지, 이들은 모두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나섰다.
신작 '어쩔수가없다' 역시 겉으로는 이병헌이 연기한 가장 만수의 몰락과 재기를 다루지만, 그 안에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여성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쉰다. 만수의 아내 미리(손예진)는 결정적 순간마다 주체적인 면모를 보이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범모(이성민)의 아내 아라(염혜란)다. 끊임없이 연극 배우의 꿈을 좇는 아라는, 가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자신의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하며, '악인'이자 '조력자'로서의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이는 어쩌면 미리 안에 숨겨진 욕망을 대리하는 듯한 모습으로, '어쩔수가없다'의 히든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혜란의 뛰어난 완급 조절 연기는 자유분방한 아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염혜란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박찬욱 감독이 일관되게 그려온 '욕망하는 여성'의 계보에 아라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그의 세계관 속 여성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염혜란은 2005년 연극 '꽃은 쇠사슬에 묶여 있다'로 데뷔한 베테랑 배우입니다. 그녀는 다양한 연극 무대와 독립 영화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왔으며, 드라마 '비밀의 숲', '동백꽃 필 무렵',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다수의 히트작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염혜란은 특히 독특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